동네 문방구에서 뽑기로 토끼를 받아오던 시절,
친구는 작은 토끼 한마리를 문구점에서 샀다고 한다.

애완용 토끼인 줄 알고 사온 토끼는 털갈이를 너무 많이 해서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온 집안이 털로 뒤덥혔고
토끼의 털을 참지 못한 친구의 가족은
친구가 다니던 초등학교 토끼 사육장 틈새에
토끼를 몰래 넣어놓고 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밤에 토끼를 쇼핑백에 넣고
친구의 초등학교 토끼 사육장으로 가 토끼장의 철망의 구멍을 넓혀서
안들어가려는 토끼를 밀어 넣고는 다시 철망을 오무리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다음날 학교 토끼장에는 친구의 토끼는보이지 않았다.

친구와 친구의 가족은 이곳 저곳 토끼를 찾으러 다니다
결국 학교 급식길 뒤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먹으며
뚫어지게 친구의 엄마를 쳐다보는 토끼를 발견 했다고 한다.

친구의 오빠가 뭘 그렇게 많이 먹었는지 배가 불룩해진 토끼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토끼는 털갈이를 할 때 마다 검은 털이 더 많아 지고
토끼 사료는 먹지 않고 과일 껍질을 주면 과일 살 부분만 얇게 발라먹더니
나중에는 과일 살만 먹다가 가족들의 눈밖에 났고

또 다시 털갈이를 심하게 해서 화분이 온통 털받이 되자
친구의 엄마는 사람들과 함께 놀수 있다는 토끼 농장에 토끼를 보내셨다.

나중에 친구의 가족이 그 토끼를 보러 농장에 가자
토끼는 '저게 나를 두번이나 버린 인간들이야.'
라고 생각하는지 두리번 거리면서도 친구의 가족 쪽만 쳐다보지 않았다고 했다.

친구의 토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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